‘지식인 선언’ 이병천 교수 “문재인 정부, 1년간 과거 회귀 심각”
’문재인 정부의 담대한 사회경제 개혁을 촉구하는 지식인 선언’을 주도한 이병천 강원대 명예교수는 17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돌아가기 쉽지 않을 정도로 과거로 회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들이 왜 1년 만에 선언을 하게 됐는지 청와대가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왜 지식인 선언에 나서게 됐나?
“문재인 정부 집권 1년 시점의 변화가 매우 중대하다고 봤다. 재벌개혁, 부동산 세제 개편 등이 제대로 되지 않고 과거 회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돌아가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굉장히 새로운 각오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선언을 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가?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세바퀴 중에 소득주도 성장을 앞으로 내걸었다. 최저임금 인상만 갖고 좁혀서 가다가 덫에 걸린 모양새가 됐다. 세 바퀴를 묶어 일련의 패키지로 가야 새 패러다임을 세울 수 있는데, 그걸 못하니까 자기 덫에 걸린 것이다.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경로 의존적으로 계속 좁혀져서 나갈 것이다. 기존 벽이라는 게 두터워서 그런 탓도 있고, 여러 가지 정치공학적인 계산을 하는 탓도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현재 안주하는 꼴로 빠졌다고 판단된다.” -선언의 계기가 된 사건이 있나?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날아가고, 부동산 개혁도 오래 쥐고 있다가 재정개혁특위가 내놓은 방안이 기재부에서 잘렸다. 그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도에서 만나 악수를 했다. 하나의 장면인데, 의미는 상당히 크다고 봤다. 재벌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는 와중이었고 재판도 진행중이었다. 이것은 큰 변환이 있다고 봤다.”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 같다.
“우리 내부 견해도 다양했다. 문재인 정부에 애정을 갖고 있고,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남북 문제 등 평화행보로 가는 걸 보고 정말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워낙 사회경제 개혁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이견은 있지만, 예상보다 많은 340여명의 사람들이 서명에 참여했다.”
-이후 활동은?
“정부의 반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잘하고 있는데, 돕지는 않고 왜 남 좋은 일 시키냐’는 반응이 있을 수 있고, ’채찍으로 알고 잘해 보겠다’고 할 수도 있다. 반응을 본 뒤 결정하겠다.”
2018. 07. 18.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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