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고창신의 경제학 – 경제사상과 전환시대 자본주의
이병천 편저 | 해남 | 415쪽 | 25,000원 | 2018년 3월 30일 출간
위태로운 전환의 시대에 우리의 창조적 조정의 자유를 확대하기 위해,
우리의 생존기회를 높이기 위해 인간의 물질적 살림살이라는 문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칼 폴라니
나는 묻는다. 소박하면서도 얼마든지 다채롭고 풍요로울 수 있는 우리들의 살림살이는 왜 불가능한가. 어떻게 무너진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워 그것이 있어야 할 제자리에 가져다 놓을 것인가? 경제학이라는 말의 본 뜻, 즉 ‘오이코노미아'(oikonomia, οικονομία) 또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이라는 말의 참뜻은 보통 사람들의 안정된 살림살이 방도에 대해 절실하게 묻고 그 해답을 찾고자 했던 것이 아니던가? 유능한 경세제민책과 억강부양책으로 특권층의 고삐 풀린 기득권과 무책임 지배 체제를 견제하고 지혜롭게 조율하는 방도를 찾는 것, 보통 사람들이 튼튼한 항산의 기반을 갖게 하고 항산이 있어 항심(恒心)의 덕을 키우며 인근으로서, 시민으로서 좋은 삶을 위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살림살이와 제도적 조정 방도에 대해, 나아가 민생주의와 민주주의가 공진하며 선순환하는 길에 대해 묻고 답하는 것이 경제학의 본령이 아니었던가.
이전 사람이 한 말이라 해서 이미 지나간 말이라 생각한다면 이는 큰 착각이다. 연암 박지원은 우리에게 “옛것을 본받으며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法古創新)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잘 알려진 대로 조선을 망친 독단적 소중화주의와 북벌 도그마와 대결하여 당대 ‘빨갱이’ 사상이라 할 북학의 깃발을 높이 올린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는 또한 아무리 좋다 해도 옛것, 중국 것을 모방하는 데 급급하지 말라, ‘오랑캐’면 오랑캐답게 “지금 조선의 시를 쓰라”라는 말도 했다. 연암의 깨어 있는 법고창신의 정신은 단지 문예만이 아니라 경제학도 겨냥하고 있다. 오늘날 살림살이 경제학의 새 길은 이 같은 이전 사람의 가르침을 저버리고 달리 열리지는 않을 것이다.
- 서장 우리 경제학의 법고창신을 위하여, 작은 디딤돌 하나 中에서
차례
감사의 글
축사
차례
서장 우리 경제학의 법고창신을 위하여, 작은 디딤돌 하나
제1부 경제학, 윤리학, 인류학
제1장 정의와 역량: 역량 중심 접근에 대한 비판적 고찰
제2장 효율성, 공정성, 불가능성 정리: 애로에서 센으로
제3장 이타적 협력을 둘러싼 논의들, 과거와 현재
제4장 경제문명사와 실제적 비시장경제학: [폴라니의 인간의 살림살이]를 중심으로
제2부 정치경제학의 전환, 현대 자본주의의 전환
제5장 세 개의 현대와 마르크스주의의 위기: 스위지를 중심으로
제6장 하비의 역사지리적 유물론과 자본주의 공간생산론: 마르크스주의와 공간적 사유의 통합
제7장 민스키의 포스트케인스주의: 금융불안정성과 완전고용을 중심으로
제8장 4차 산업혁명과 가치론의 재고: 권련자본론의 관점에서
제9장 ‘소유와 지배의 분리’ 개념의 복원
제10장 인지자본주의와 기본소득
제11장 세계화, 불평등, 그리고 트럼프 현상
편저자 이병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경제학박사)
한국사회경제학회 회장
참여사회연구소장
《시민과 세계》 공동편집인 역임
현재 강원대학교 명예교수,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
저서: 《한국 자본주의 모델》, 책세상, 2014
《사회경제 민주주의의 경제학》(공편), 돌베개, 2013
《한국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공편), 돌베개, 2016 외
논문: <소유 통제 그리고 자본주의 다양성>, 《동향과 전망》, 2013
<후기 폴라니와 경제문명사의 도전>, 《사회경제평론》, 2014
<외부경제, 사회적 분업, 산업세계의 다양성 – 마샬의 『경제학원리』와 숲의 경제학>, 《경제발전연구》, 2016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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