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책이 공유와 소비에 미치는 영향 -카린 브랜들리와의 대담
니틴 코카(Nithin Coca)
셰어러블(Sharable)/2018.5.7
전 세계의 도시에서 도시 공유(Urban sharing)가 증가하고 있다. 형평성과 환경이라는 더 큰 사회적 목표를 고려할 때 우리는 어떻게 그것에 접근하고, 그 영향을 이해할 수 있을까? 플랫폼 혹은 공간 공유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도시가 할 수 있는 적절한 역할은 무엇일까? 이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공유경제, 도시 커먼스,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을 위한 계획 및 정책 연구에 집중해 온 카린 브랜들리(Karin Brandley, 스웨덴 스톡홀름 KTH 왕립공과대학 도시 및 지역학과 부교수)를 만났다.
니틴 코카: 도시의 공유와 공유경제에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가?
카린 브랜들리: 나는 도시계획 연구자로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계획과 정책을 연구해 왔다. 내 박사학위 논문은 사람들이 좀 더 친환경인 삶을 살 수 있도록 계획하고 이를 보다 쉽게 만드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대개 이에 대한 보편적인 방법은 공공보건사업을 지원하고, 교통량을 줄이고, 도시의 밀도를 높여 공유 녹지 공간에 대한 접근을 계획하는 것 등이다. 반면, 물질적인 소비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
나는 정책적 관점에서 물질적 소비 문제에 접근하고자 했다. 특히 스칸디나비아와 북유럽국가에 대해 연구했는데, 전반적으로 이들 나라의 대중교통과 환경 법규에 관한 도시계획은 상당히 훌륭하다. 일반적으로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은 편인데, 소비 수준도 매우 높다. 우리는 소비도 많이 하고, 항공여행도 많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웨덴의 생태 발자취를 보면, 세계 최악의 나라 중 10위 안에 든다. 미국과 별 차이가 없다. 나는 우리의 소비 문제를 검토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협력적 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와 공유, 그리고 공유경제가 그 해결책을 찾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았다. 우리는 어떻게 적게 소비하면서 사회적으로 매력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니틴 코카: 지속 가능성, 기후, 자원 사용과 같은 사회적 이슈들이 도시 공유 분석의 핵심 요인인 것 같다. 공유계획을 분석할 때 이들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카린 브랜들리: 우리는 시급하게 보다 적은 환경 자원으로도 매력적이면서 즐겁고 어떤 의미로는 혁신적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고 개념화 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환경 논쟁에서는 “하지 말자, 운전을 너무 많이 하지 말자, 고기를 너무 먹지 말자, 비행기를 자주 타지 말자”라고 하는데, 공유경제는 이런 오랜 관행에 새로운 맥락과 기술을 적용하는 요소들이 있다. 이게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것은 적게 소유하지만, 더 큰 사회적 맥락과 더 의미 있는 공동체를 가질 수 있는 생활 방식이다(지금은 아니지만, 미래에는 가능한). 연구자로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자연친화적 생활양식(low-impact lifestyles)을 소개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니틴 코카: 연구를 통해 얻은 흥미로운 점이나 주목할 만한 결과 혹은 일화가 있다면?
카린 브랜들리: 나는 다양한 형태의 공유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사용자나 시민들을 인터뷰 해왔다. 특별히 말뫼 시에서는 공무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공유를 촉진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스웨덴은 2008년 경제위기의 여파가 그리 크지 않았고, 사람들은 대체로 부유했다. 그래서 협력적인 소비에 대한 관심은 사람들의 환경 의식 고취와 덜 소비중심적인 삶에 대한 바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반면, 내가 바르셀로나에서 연구를 진행했을 때는 많은 사람이 경제위기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고, 그 위기를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그래서 돈을 아끼는 게 더 중요한 이슈였다. 이렇게 사람들은 비록 서로 다른 이유로 공유를 시작했지만, 사회적 요인 때문에 이러한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니틴 코카: 도시들은 어떻게 공유 인프라를 제공하는가?
카린 브랜들리: 스웨덴의 말뫼는 일종의 공유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일을 어느 정도 확장시켰다. “도서관에서 책 빌려주듯이 시가 도구(tools)를 무료로 빌려주는 게 괜찮나요?”라고 물으면, 그들은 “네, 괜찮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쨌든 그렇게 합니다”라고 대답한다. 자치단체의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는 점이 나에게는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말뫼뿐만 아니라 예테보리의 지방정부는 공유경제의 비영리적 측면에서 협력적 소비를 촉진하는데 적극적이다. 그들은 에어비엔비를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수리 공간, Bicycle Kitchen(자전거 수리 공동작업장), 중고품 거래가게, 그리고 시민들이 자원과 기술을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반시설과 같은 공간을 제공하고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말뫼에서는 시가 소유한 공간을 제공하거나 그런 공간을 운영하는 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는 사례들이 있다.
니틴 코카: 이것을 가능케 한 말뫼의 리더십은 무엇이 달랐던 건가?
카린 브랜들리: 그들은 자신들이 이런 일을 하고, 실험하고, 사회적‧환경적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정치인들로부터 정치적 지지를 받고 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경제 상황은 굉장히 힘들다. 이 도시는 1950년대와 60년대, 그리고 70년대에 강한 노동계급구조를 가진 번성했던 항구도시였다. 항구와 많은 산업들이 옮겨갔을 때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스웨덴의 다른 도시에 비해 말뫼로 이주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래서 그들은 매우 가난해졌고, 도시의 사회적 긴장과 불평등에 대해서도 정말 잘 알게 되었다.
그들은 자금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자금 사용에 매우 현명해야 했다. 그래서 그들은 사회정의기금을 환경기금과 함께 모았고, 공유가 사회 문제와 환경 문제를 결합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그들은 또한 꽤 안정적인 사회민주당-녹색당 연합을 수년간 맺어왔다. 그래서 공무원들은-매 임기마다 새로운 정치적 다수파가 생기는 스톡홀름과 달리-다음 정치적 임기에 잘못될 무언가를 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많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니틴 코카: 향후 도시 공유에 대한 당신의 주된 관심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결과물을 어떻게 공유할 계획인가?
카린 브랜들리: 나는 도시 환경이 어떻게 더 지속가능하고 개인 소비를 줄일 수 있을지를 연구하기 위해 더 큰 계획을 추진하고자 한다. 소비나 소비 양상은 정치인들이 다루기 꺼리는 부분이지만, 꼭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사항이다.
연구자가 논문을 쓰듯이, 나 역시 그렇게 할 것이다. 몇 년 전 우리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Dela är det nya äga(공유는 새로운 소유다)”는 스웨덴에 큰 영향을 미쳤고, 다양한 그룹을 위해 상영되었다. 또한 우리는 지방자치단체와 같은 사회적 파트너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관찰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새로운 방법들을 시도해보고, 실험하고, 생각하고, 연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Header image is a screenshot from the “Dela är det nya äga” documentary. Image of Karin Bradley by José Figuer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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