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신의 짧은 지면에 폴라니의 생애와 사상을 훌륭하게 담은 글
Sommers, M. & F. Block, 2014, The Return of Karl Polanyi, Dissent. V61, N2.
폴라니의 핵심 사상은 “자기조절적 시장체제”란 완전히 상상의 산물이라는 것. 따라서 그런 체제는 달성할 수도 없고 유지할 수도 없음.
맑스와 엥겔스가 “국가의 사멸”을 말했듯이 시장근본주의자들 역시 정치 영역이 급속히 축소되는 세상을 그림.
- 과거의 정치가 강요의 역사였으며, 개인의 선택과 시장경쟁이 이끌어가는 불편부당의 객관적 메커니즘이 거의 모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아이디어(““국가없는 자율적 조절 메커니즘”)는 분명히 매력적
- 폴라니의 비판은 이런 주장이 현실적 근거가 없다는 것 – 정부의 행위는 자율적 경제영역에 대한 “간섭”이 아님. 정부 없는 경제란 존재할 수 없음.
- 경제의 모든 핵심 생산요소, 즉 토지, 노동, 그리고 화폐는 오로지 끊임없는 정부 행위에 의해 창조되고 유지될 수 있음. 고용체제, 부동산의 매매, 화폐와 신용의 공급은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며 정부의 강제력에 의해 유지됨.
- 이런 의미에서 자유시장 비유는 기업 이윤이 정부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연막. ex) 금융시장, 제약회사의 특허, 노동규율- 폴라니는 정부와 정치의 역할을 시장경제 분석의 정중앙에 위치시킴
규제가 시장을 만들기 위해 필수적이라면 우리는 규제 대 규제완화를 얘기할 것이 아니라 어떤 종류의 규제를 택할 것인가, 논의해야 함. 즉 “부와 자본을 위한 규제” 대 “대중과 공동선을 위한 규제”- 폴라니는 맑스주의의 소유중심분석의 대안을 암묵적으로 제시
- 맑스주의에서는 생산수단의 소유가 생산양식의 중심에 있으며 법은 주변적 역할만 수행
- 폴라니는 경제질서는 정치적 결정에 의해 구성되므로 정치는 효과적으로 소유의 의미를 재정의할 수 있다고 주장. 예컨대 독일의 공동결정제도는 미국 기업의 가버넌스와 매우 다름. 물론 이런 법과 제도는 언제나 위협을 받을 수 있지만 그런 시도가 성공하는가는 어느 쪽이 정치 영역에서 더 효과적으로 힘을 동원하는가에 달려 있음.
- Berman(2006)은 폴라니를 “정치 우선론” 이론가로 거론 – 소유를 여러 권리의 다발로 재정의하고 소유자와 비소유자 간의 상대적 협상력을 바꿈으로써 소유의 특권을 변화시킬 수 있음. cf. 스웨덴 사민주의 전략
- 폴라니의 사회주의 정의 “시장을 의식적으로 민주적 사회에 종속시킴으로써 “자기조절적 시장”을 극복하려는, 산업문명에 내재해 있는 경향”
- 폴라니는 목적(telos)을 내세우지 않음 – 종착점이 없는 과정
- 역사의 종점이 없으므로 투쟁과 갈등의 종언도 존재하지 않음. 민주주의의 성과가 뒤집어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음. ex. 파시즘
- 사회주의 프로젝트의 핵심은 경제의 민주주의적 가버넌스를 확대하고 심화시키는 것
폴라니는 의회민주주의, 그리고 이와 관련된 정치적 권리를 지키는 데 단호
- 1920년대에 폴라니는 의회가 다양한 노동자 위원회와 동일한 권력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
Cole의 길드 사회주의
- 1940년대에는 노동자와 경영자가 권력을 공유하는 “산업민주주의”를 지지
- 폴라니는 정의로운 사회가 규제하는 시장의 존재를 옹호
- 폴라니는 정치와 정부를, “사회적인 것”(the social)의 구성 요소로 간주.
- 따라서 정치우선이라기 보다 “사회 우선”의 이론가
21세기의 경제민주주의는 어떤 모습일까?
- 작업장 민주주의
- 금융부문의 민주화
- 지역 수준의 참여민주주의 강화 -> 사회적 연대의 강화 ex. 참여예산제
현재는 “일반 민중”(the people)이 민주적 가버넌스에 대한 믿음을 상실
- 시장근본주의와 세계화에 따른 정부의 역할 약화
- 공적 토론의 부재
- 자유주의 정당의 우파 선전 수용 ex. 재정긴축
폴라니는 번영과 생활수준의 향상은 정치와 시민사회의 민주적 성과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
- 미국과 유럽의 1950-60년대
-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많은 경제적 정의는 사회주의와 지속가능한 경제에 이르는 데 필수적인 기초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