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회적 회계 세미나>의 길잡이를 맡은 주미옥 조합원입니다.
2024년 3월 7일을 끝으로 총 5회차에 걸친 <사회적 회계 세미나>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격주마다 줌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마지막 모임은 이번에 서촌으로 새 둥지를 튼 칼폴라니연구소에서 가졌습니다.
<사회적 회계 세미나>는 길잡이로서 여러모로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우선 제 개인으로서는 ‘사회적 회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열망을 몸소 체감할 수 있었다는 점과 관련이 있는데요. 이런 사회적 관심과 열망을 어떻게 읽을 수 있을지, 이는 내내 깊은 물음으로 자리했습니다.
세미나 구성원분들 저마다 다른 이유와 관심으로 참여해 주셨지만, 저는 그러한 집합적 현상을 ‘또 하나의 언어’에 대한 열망으로 풀이하고 싶습니다. 그간 수직 상승의 집단적 환상 속 고속도로나 대로변에서 내달렸던(내달리기를 강요받았던) 길에서 잠시 멈추어, 이제는 그 길이 놓인 자연에, 그 길을 내달렸던 나에게, 그리고 같이 달렸던 지도 몰랐던 이웃에게 ‘숫자’뿐만 아니라, ‘텍스트’로도 소통하고 싶어했던 우리의 내밀한 열망이라고 하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허락된 언어만큼 표현하고 소통하고 알아갈 수 있다고 하지요. 그러한 면에서 <사회적 회계 세미나>는 우리에게 그간 허락된 언어 중 무엇을 폐기할 수 있고 또 보류할 수 있으며, 앞으로 어떤 새로운 언어에 허락되고 싶은지를 생각케 했습니다. 세미나라는 공간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언어들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공부에는, 앎에는 끝이 없나봐요. 이론과 실무(사례)를 병행해 갈수록 자신의 시야의 한계를 구체적으로 체감하는 척도만 발달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 방면에서 균형적인 시각을 잃지 않도록 다양한 이야기를 논할 수 있어, 칼폴라니 세미나는 참 좋은 것 같고, 특히, 저희 모임도 더 좋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이번 세미나를 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다양한 노동들의 인정 문제에 자분자분 관심을 가지고 왔다보니, 제가 함께 하는 지역이나 제가 좋아하는 활동가들의 삶과 일, 활동의 가치를 어떻게 세상에 증명하고 공감받을 수 있을까,라는 저의 주제의식에 너무 큰 도움을 준 책이고 세미나였습니다. 텍스트를 실용적으로 이해해보고 싶은 욕심이 강했는데, 그 너머에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는 것을 상기할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저도 텍스트를 실용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1인으로서 선생님이 간간히 해주신 질문들 덕분에 더 고민하고 공부가 되었습니다.”
“어제 대면 미팅을 해보니, 한동안 아름답고 열성적인 분들과 함께 한 지난 시간이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이번 <사회적 회계 세미나>가 또 하나 특별했던 이유는, 책 <위대한 도전, 사회적 회계>의 역자(유종오 님)도 함께 해, 독자와의 교류가 활발했다는 점에도 있었을텐데요.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언어를 가장 먼저 찾고 듣는 경청자이기도 했지만, ‘사회적 회계’라는 같은 고민의 지대에서 타인의 언어를 풀이해 나가는 번역자이기도 했습니다. 이 번역의 일에 징검다리가 되어 주신 역자에게도 고마운 뜻을 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적 회계 세미나>에 참여해 주신 모든 구성원분들 덕분에 이 모임은 풍요롭고 다채로울 수 있었습니다. 사회적 회계에 대한 저마다의 온도 차이는 다양한 결의 ‘경험의 교차로’(<위대한 도전, 사회적 회계> 책에서 나오는 말이죠?)를 낳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 화합이 아닌, 화학적 상호작용으로 이어지는 들뜬 열감이자 설렘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길잡이로서 부족한 점이 있었을텐데, 그 때마다 응원과 격려의 말씀 항상 감사했습니다. 우리 삶을 돌보기 위한 다양한 언어의 생성의 장에서, 그리고 경험의 교차로에서 또 만나기를 고대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사회적 회계 세미나> 길잡이, 주미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