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제자리걸음하는 가계소득…소비 여력 줄어든다

【뉴시스】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 없음.(사진=뉴시스 DB) 2015.01.17. photo@newsis.com 2015-01-17

【세종=뉴시스】안호균 기자 = 가계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수출이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소득 증가세가 정체될 경우 내수마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나라 가계의 실질 월평균 소득은 401만1326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01만2028원)에 비해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명목소득에서 세금과 이자비용 등을 뺀 실질 가처분소득도 제자리걸음을 했다. 지난해 3분기 가계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325만3655원으로 전년 동기(324만6153원)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실질 경제성장률(2.7%) 수준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경제 성장의 과실이 가계로 충분히 분배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런 추세는 최근 몇년째 지속되고 있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2013년 3.8%에서 2012년 0.8%로 주저앉은 뒤 2014년에도 2.1%에 그쳐 2년 연속으로 경제성장률(2013년 2.9%, 2014년 3.3%)을 밑돌았다.

가계 소득 증가 속도가 경제성장 속도에 크게 못 미칠 경우 내수가 위축돼 저성장의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2012년 74.1%, 2013년 73.4%, 2014년 72.9% 등으로 점차 하락하고 있다. 또 지난해 3분기 가계 평균소비성향은 71.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내수 위주의 경기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집행, 개별소비세 인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을 통해 내수 회복을 유도했다.

하지만 가계 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 내수 부양책이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월간 소매판매지수는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다 11월(-1.1%) 들어 상승세가 꺾였다.

이 때문에 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사라지는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소비 절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가계부채 급증세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 중 하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3월 기준으로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10.1%로 지난해(107.8%)보다 2.3% 상승했다.

가계의 원리금 상환액은 소득의 4분의 1에 달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은 2014년 21.7%에서 2015년 24.2%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수출이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 소득을 높여 내수 진작→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경환 경제팀은 부채를 늘려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것 외에 특별히 보여준 것이 없다”며 “가계소득을 늘려 부채를 줄이고 내수 경기를 살리는 방향으로 경제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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