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즈오카신문]경쟁이 아닌 협력을

sizuokasinbun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 연구소장 인터뷰 요약문

2016년 2월 6일 일본 시즈오카신문

 

 

환태평양연대협정(TPP)은 서명이 끝나도 발효된 것은 아니다. 축구 시합에 비교하면 전반전이 끝난 시점이다. 이후 서명한 12개국 각자가 국내의 비준절차에 들어간다.

 

TPP는 비준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합계가 TPP 지역 내의 GDP의 85%이상에 달하지 않으면 발효되지 않는다. 이것은 일본과 미국의 양자가 비준하지 않으면 발효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TPP를 살릴 것인지, 덮어 버릴 것인지에 대해 일본 국회의 책임은 대단히 무겁다.

 

국회에서의 신중한 논의 이전에 협정의 중심을 국민이 숙지할 필요가 있고, 따라서 일본국민은 철저히 정보공개를 요청해야만 할 것이다.

 

TPP가 일본사회와 경제에 미칠 영향은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참고가 될 수 있는 것으로는 TPP 모델로 위치를 선점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있다.

 

한미FTA는 2007년 타결된 이후 추가교섭을 포함해 비준까지 5년이 걸렸다. 필자는 대통령비서관을 그만두고 한미FTA에 반대했다. 2012년 3월에 발효된 이후 확실히 한국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원화의 하락과 미국경제의 회복으로 수출이 증가한 측면이 있고, FTA와의 인과관계 또한 확실치 않으며, 기대했던 정도의 경제효과는 없었다.

 

현재 한국에서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외국기업이 투자 전에 정부를 고소하는 것이 가능한 투자자·국가분쟁해결(ISDS) 조항이다. ISDS에 덧붙여 자유화를 되돌릴 수 없도록 제어장치를 걸어둔 ‘래칫조항’, 장래외의 국가나 지역보다 높은 수준의 시장개방을 약속한 경우 자동적으로 TPP에도 동일한 조건이 반영되는 ‘미래 최혜국우대 조항’등, 한미FTA에 포함 된 ‘독소조항’은 모두 TPP에 포함되어 있다. 이 조항들에 따라 일본은 복지국가에의 길이 막힐 우려가 있다.

 

중국은 경제 성장이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자 패권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TPP는 안전보장의 측면이 강해졌다. TPP 참가국 내에서 한국은 미국을 포함한 6개국과 FTA 체결을 마졌기 때문에 서둘러 참가할 열의를 갖고 있지 않다. 다만 북한과의 긴장이 고조될수록 안전보장의 관점에서 TPP 참가론이 강해질 가능성은 있다.

 

TPP는 안전보장상 중국 포위의 메시지가 강해졌지만 미국인가 중국인가라고 하는 선택은 의미가 없다. 미국도 중국도 포함하지 않은 중립적인 지역협정을 아시아에서 구축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꿈일지도 모르겠지만 북한, 한국, 러시아, 일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그리고 인도와 구성하는 일종의 지역협정이 되기를 바란다.

 

현실적으로는 보다 협동적이고 협력적인 성격이 강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해야 한다. RCEP에는 일본, 중국, 한국, 인도와 ASEAN등 16개국이 포함된다. 우선 한중일FTA의 교섭을 서둘러야 한다. 이미 한국은 중국과 FTA를 체결・발효했으므로 일본의 판단이 중요하다. TPP와 같은 경쟁적인 협정이 아니라 협력적인 모델을 하루빨리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