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우리가 더 잘 살지 못하는 것은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실천이 부족해서이다. (중략) 우리에게는 생각할 능력뿐 아니라 실천할 능력도 있다.”
1941년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을 설립해 36년간 발전을 이끈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아리에타 신부가 했던 말이다.
협동조합을 통해 조금 더 인간적인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호세 마리아 신부가 남긴 말과 글을 모은 책이 나왔다.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와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가 함께 펴낸 ‘호세 마리아 신부의 생각’이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2014년 기준 매출액 109억 유로(한화 14조8천억원), 고용인원 7만4천명인 거대한 기업집단이다.
이렇게 성장한 협동조합의 씨앗을 뿌린 호세 마리아 신부는 무엇보다 인간을 강조했다.
그는 “사람이 먼저, 협동조합은 나중이다”라며 “결국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제와 주제는 ‘인간’으로 환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불완전한 존재. 완전할 수 있는 존재. 존재의 목적이 묵상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시키는 것.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고 자기를 둘러싼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인간의 놀라운 힘을 믿었던 호세 마리아 신부는 ‘단결’과 ‘연대’를 매우 중요한 가치로 간주했다.
예컨대 각자의 운명은 타인의 운명과 이어져 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 모두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빚을 타인에게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솜씨가 좋지 않고, 언변도 수려하지 않았던 호세 마리아 신부의 메시지는 미사여구가 없어 오히려 묵직한 힘이 느껴진다.
그가 선사한 548편의 문장은 경쟁이 가열되고 삶은 팍팍해지는 시대에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준다.
박정훈 옮김. 288쪽. 1만3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