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오언
G. D. H. 콜 지음 | 홍기빈 옮김
416쪽 | 16,800원 | 2017년 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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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자소개
지은이 G. D. H. 콜 George Douglas Howard Cole(1889~1959)
영국의 정치 사상가이자 경제학자, 역사학자이다. 영국 노동운동의 근원적 이념으로 자리 잡은 길드 사회주의 운동의 주창자이기도 하다. 대학 시절 독립노동당 당원으로 사회주의 단체 활동을 시작했고, 페이비언협회에서 청년 사상가로 성장했다. 1915년 페이비언협회를 탈퇴한 이후 노동연구소에서 노동조합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처녀작 《노동의 세계》(1913)를 비롯해 《산업에서의 자치》(1917), 《길드사회주의 재론》 (1920) 등은 칼 폴라니를 비롯해 당대의 사회주의자와 노동운동가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콜의 길드 사회주의는 로버트 오언이 발견한 ‘사회’의 의미를 가장 충실히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협동조합 등 다양한 결사체로 실체화된 사회 자체가 경제 전반을 조절한다는 점에서 ‘다원적 사회주의’, ‘사회중심 사회주의’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책 《로버트 오언》(1923)은 고전 사회주
의자이자 사회중심 사회주의자였던 오언에 대한 콜의 헌사라 할 것이다. 이후 콜은 옥스퍼드 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케인즈주의적 경제 정책 수립에 개입했으며, 대공황과 파시즘에 대항하는 좌파 연대 및 반파시즘 인민 전선운동을 이끌었다. 《영국 노동운동의 역사》(1947), 《경제계획의 원리》(1935), 《향후 10년간의 영국 사회·경제 정책》(1929) 등이 이 시기의 저작들이다. 말년에는 연구와 저술에 전념하면서 《일반노조의 시도 1829~34: 영국 노동조합사 연구》(1938), 《협동조합의 한 세기》(1944), 《1914년 이후의 노동당사》(1948), 《사회주의 사상사》 등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다.
옮긴이 홍기빈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외교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요크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지구정치경제학을 공부했다.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현재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연구위원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살림/살이 경제학을 위하여》(2012), 《비그포르스, 복지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2011), 《자본주의》(2010), 《소유는 춤춘다: 세상을 움직이는 소유 이야기》(2007), 《투자자-국가 직접 소송제: 한미FTA의 지구정치경제학》(2006) 등이 있으며 《경제인류학 특강》(2016), 《E. K. 헌트의 경제사상사》(2015), 《칼 폴라니, 새로운 문명을 말하다》(2015), 《거대한 전환》(2009) 등 여러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현재 4차 산업혁명과 새로운 산업 사회의 정치경제 질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심사는 지구화라는 이름으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서구 지배체제에 맞서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대체 세력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동북아시아 국가들 간의 평화적인 경제 안보 체제 구축과 급변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과학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치 경제학에서의 이론적 혁신은 어떻게 가능한가 등이다.
2. 출판사 서평
협동조합의 창시자이자 ‘사회 혁신’의 선구자
로버트 오언의 국내 첫 평전
“사회혁신은 어떻게 인간을 산업혁명에서 구출하는가?”
협동조합의 창시자이자 세계 최초의 유치원 설립자이며 ‘사회 혁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로버트 오언의 국내 첫 평전. 영국 사회주의 사상사 및 운동사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G. D. H. 콜이 저술한 로버트 오언의 전기를 우리말로 옮겼다. 사회운동사에서뿐만 아니라 인류 정신사에서 불멸의 위치를 점하는 인물인 로버트 오언은 오늘날 노동조합 운동, 산업 합리화 운동, 아동 교육 운동, 공동체 운동, 협동조합 운동, 세속적 합리주의 운동, 사회주의 운동 등의 창시자 혹은 결정적인 영감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콜은 이 책에 한 개인의 업적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오언의 다양하고 정력적인 실천 활동과 실험들을 담았다.
산업혁명이라는 대전환기에 로버트 오언의 일생은 사회와 인간 발전의 악순환을 끊고 역전시키기 위한 혁신적인 노력의 산물이자 크고 작은 사회 혁신 실험의 연속이었다. 생산의 주체이자 스스로를 풍요하게 만드는 주체가 되어야 할 인간이 기계제 산업에 의해 실업자가 되고 끔찍한 삶의 조건으로 떨어지자, 오언은 인간이 협동의 원리로 산업사회를 조직하면 도덕적으로도 효율성에서도 시장 자본주의의 산업사회보다 훨씬 뛰어나리라고 믿었다. 그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본래 그런 능력을 타고났으며, 제대로 된 교육으로 제대로 된 사회적 관계를 튼튼하게 만들어 각자 본성을 발현할 기회를 얻기만 한다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오언의 생각과 활동이 21세기에 사는 우리에게 던지는 중요성과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지금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미증유의 변화가 사회를 송두리째 바꾸어놓고 있는 와중에 수많은 사람이 실업과 불평등의 나락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산업사회에서 자신의 장래에 대해 낙관할 수 있는 사람은 갈수록 드물어지고 있다. 지금부터 꼭 200년 전의 영국과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감당하기 힘든 기술 변화와 사회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중이다.
여기에서 200년 전 로버트 오언이 그의 온 인생을 바쳐서 외쳤던 메시지가 다시 살아온다. 크고 작은 단위에서의 전면적인 사회 혁신이 지금 간절히 필요한 순간이다. 새로운 원리로 새로운 모습으로 조직한 새로운 산업사회가 나타나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어디에서나 예견하고 또 갈망하는 바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로버트 오언의 전기가 오늘의 필요성에 적절한 해답을 내어주기를 희망한다.
3. 출간에 부쳐
이 책은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가 발간한 두 번째 책으로,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출간되었다. 칼 폴라니의 사상은 로버트 오언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그 정수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이 책의 출간은 칼 폴라니의 사상을 널리 알리는 작업에도 큰 기여가 될 것이다.
G. D. H. 콜이 저술한 이 로버트 오언의 전기는 다시 21세기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영감을 제공하는 경제 사상가의 한 사람인 칼 폴라니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폴라니는 오언에 대한 자신의 해석과 이해가 콜의 이 저서에 결정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오언에서 콜과 폴라니로 이어지는 선을 그어보면 그 자체가 19세기에서 20세기 중반까지 비마르크스주의 사회주의 운동과 사상의 계보의 일단락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그 점에서 볼 때 이 저서는 현대 사상사에서 이채로운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히 오언이 칼 폴라니에게 미친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 그가 오언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내린 평가는 거의 숭모에 이를 정도이다.
콜에 따르면 오언은 도저히 훌륭한 문필가라고는 할 수 없으며 그의 글은 문장도 논리 전개도 난삽할 때가 많다고 한다. 게다가 그의 저작들은 19세기 초 영국 산업혁명의 현실 속에 깊이 파묻혀 있어 많은 배경 지식과 전후 맥락을 모르면 별 의미를 발견할 수가 없다. 더욱이 그의 사상과 실천의 전모를 압권할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저서도 찾기가 힘들다. 이런 점에서 콜의 전기는 18세기 중반 이후의 영국 사회사 및 경제사를 적절하게 그려내면서 오언이라는 인물이 보여준 이론과 실천의 전개 과정을 풍부하고도 박력 있게 풀어나간다. 영국 사회사 연구의 기틀을 마련한 대가였을 뿐만 아니라 추리소설 작가로도 이름을 날린 문필가로서의 콜의 역량이 빛을 발하는 지점이다.
로버트 오언은 협동(Co-operation)이라는 원리를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자신의 모든 실천 활동의 조직 원리로 삼았다. 이 어휘가 “수많은 이들과 공동체 전체가 함께 생산하고 함께 분배하기 위해 힘을 모은다”는 정치경제학의 개념으로 다시 태어나 오늘날과 같이 널리 쓰이게 된 것은 로버트 오언과 그 제자들의 힘이었다.
로버트 오언의 메시지가 협동조합 활동가들과 조합원뿐 아니라 시대적 요청에 공감하는 많은 독자들과 함께 널리 공유되기를, 하여 오늘날 새로운 방향타를 필요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대처에도 함께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