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 무역협회가 한국-미국 간 무역과 관련해 “부가가치 기준으로 보면 대미 무역흑자(무역이익)는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통상 흑자, 특히 미국과의 교역에서 얻는 흑자의 크기나 상승폭을 강조해온 것과 달리 돌연 무역헙회가 흑자 규모를 종전의 20% 수준으로 떨어트려 측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당선 뒤 ‘불확실성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와 관련돼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환율조작국’이라는 단어를 입에 자주 올리며 중국과 일본, 독일, 한국 등 국가를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가 보호무역적 경제정책 기조를 펼치는 동시에, 이로 인해 달러가 강세를 띠면 다른 나라를 때려 잡아서라도 달러 가격을 억지로 끌어내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미국이 호명하는 이른바 환율조작국의 기준은 세 가지로 대미 흑자 200억 이상, 경상수지 흑자 GDP 대비 3% 이상, 달러 등 외화 매입에 GDP 2% 이상 등이다.
이날 무역협회가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하면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345억 달러에서 72억 달러로 79.1% 감소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것 역시 이 같은 기준과 맥락이 닿아 있다.
우리 나라는 세 가지 기준 가운데 ‘대미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기준에 해당한다.
부가가치 기준 대미 흑자를 대폭 축소한 계산으로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응하는 방어논리를 세우면서 ‘환율조작국’ 위험에서 빠져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논리가 미국에게도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정태인 소장은 앞서 tbs 라디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국가 가운데 환율조작국 기준 3가지 중 2가지를 충종하는 것은 우리나라뿐”이라며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민주 기자